안녕하세요. 영어학원을 운영하며 오랜 시간 아이들과 함께 영어 공부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왔습니다. 상담 때 학부모님들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단어는 하루에 몇 개씩 외워야 하나요?"입니다. 학생들은 반대로 "어제 외운 단어가 오늘 기억이 안 나요"라며 하소연하죠.
어휘는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모든 영역의 토대입니다. 단어를 모르면 문장을 읽을 수도, 들을 수도, 내 생각을 표현할 수도 없으니까요. 저 역시 처음에는 매일 정해진 개수의 단어를 쓰고 외우게 하는 방식으로 가르쳤습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나면 대부분 잊어버리는 모습을 보며 방법을 바꿨습니다. 오래 남는 어휘력은 단어의 수준에 따라 공부법을 다르게 하고, 문맥과 소리로 익힐 때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오늘은 영어 단어 공부법(Vocabulary)을, 제가 학원에서 직접 아이들을 가르치며 효과를 확인한 방법 위주로 학부모님과 학생 여러분께 추천해드리려 합니다. 아이의 단어 공부가 고민인 학부모님도, 외워도 자꾸 잊어버려 속상한 학생 여러분도 끝까지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목차
영어 단어가 그 자체로 시험에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단어를 몰라서 독해 지문이나 듣기 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실제로 "독해가 약해요"라는 고민으로 상담을 오는 학생들의 지문을 함께 살펴보면, 문법이나 해석 능력보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아 막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또 단어를 눈으로만 알고 있으면 반쪽짜리 실력이 됩니다. 글로 보면 아는 단어인데 듣기에서는 알아듣지 못하고, 말할 때는 떠오르지 않는 거죠. 그래서 어휘는 뜻, 쓰임, 소리를 함께 익혀야 진짜 내 것이 됩니다.
모든 단어를 같은 방법으로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단어를 크게 두 단계로 나누어 공부하도록 안내합니다.
기본 단어란 일상과 교과서에서 자주 쓰이는 핵심 단어를 말합니다. 초·중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기본 어휘가 대표적이죠. 이 단어들은 모든 글과 대화에 반복해서 나오기 때문에, 단어장을 활용해 반복 학습하며 비교적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외워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저희 학원에서는 기본 단어장을 한 번에 완벽하게 외우게 하기보다, 짧은 기간 안에 여러 번 반복해서 돌리게 합니다. 처음 한 바퀴에서 절반만 기억해도 괜찮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 바퀴를 돌며 기억하는 단어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걸 학생들이 직접 경험하면, 단어 공부에 대한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기본 단어에 포함되지 않는, 상대적으로 덜 자주 쓰이는 단어들은 단어장으로 따로 외우기보다 독해를 통해 문장 속에서 자연스럽게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단어까지 단어장으로 외우려 하면 양은 많고 쓰임은 적어 금방 지치게 됩니다. 글 속에서 여러 번 마주친 단어는 따로 외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사전을 찾기보다, 앞뒤 문맥을 보고 뜻을 먼저 추측해 보세요. 우리나라 학생들의 대표적인 나쁜 독해 습관 중 하나가 문장을 읽자마자 사전이나 해설지부터 펼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The desert was so arid that no plants could grow."라는 문장에서 arid를 모르더라도, '사막'과 '식물이 자랄 수 없었다'는 단서를 보면 '메마른, 건조한'이라는 뜻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 추측한 뒤 사전으로 확인한 단어는 훨씬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무엇보다 시험에서 모르는 단어를 만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뜻을 유추하는 힘이 길러집니다. 저희 학원에서는 지문을 읽을 때 모르는 단어에 동그라미만 치고, 끝까지 읽은 뒤 추측한 뜻을 먼저 적게 합니다.

단어장 반복으로 기본 단어를 어느 정도 익혔다면, 그다음 어휘력은 실제로 영어를 많이 읽고 들으면서 길러가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이때 사전을 찾을 일이 생기면 영한사전보다 영영사전을 가까이해 보세요.
영영사전은 단어의 뜻을 영어로 풀어 설명하기 때문에, 우리말 한 단어로는 담기지 않는 미묘한 뉘앙스와 실제 쓰임까지 함께 익힐 수 있습니다. 설명을 읽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독해 연습이 되기도 하죠. 다만 기본 단어가 아직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영영사전을 보면 설명 속 단어를 또 찾아야 해서 오히려 비효율적입니다. 저는 보통 중학교 2~3학년 이상, 기본 단어가 어느 정도 잡힌 학생들에게 영영사전을 권합니다.
단어를 공부할 때는 발음도 중요합니다. 알고 있는 단어라도 듣기에서 알아듣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죠. 실제로 철자와 뜻은 정확히 아는데, 듣기에서는 그 단어를 전혀 다른 소리로 기억하고 있어 놓치는 학생들을 자주 봅니다. 예를 들어 comfortable을 '컴포터블'로 외운 학생은 실제 발음인 '컴프터블'을 듣고 같은 단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합니다.
정확한 발음을 익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음독, 즉 소리 내어 읽는 것입니다. 단어를 무작정 여러 번 쓰면서 외우기보다, 원어민 발음을 듣고 소리 내어 읽으며 외우는 습관을 들여 주세요. 손으로 열 번 쓰는 것보다 입으로 세 번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듣기와 말하기까지 함께 살려줍니다.

상담 때 자주 보여드리는 표입니다. 지금 어떤 방식으로 단어를 공부하고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 구분 | 금방 잊히는 공부 | 오래 남는 공부 |
| 외우는 방법 | 단어를 깜지처럼 여러 번 쓰기만 함 | 발음을 듣고 소리 내어 읽으며 외움 |
| 반복 방식 | 한 번에 완벽하게 외우려다 지침 | 짧은 기간 여러 번 반복해서 돌림 |
| 모르는 단어를 만나면 | 바로 사전이나 해설지를 펼침 | 문맥으로 먼저 추측한 뒤 확인함 |
| 외우는 단위 | 단어와 뜻 한 줄만 외움 | 예문 속 쓰임과 함께 익힘 |
| 단어의 범위 | 모든 단어를 단어장으로만 외움 | 기본 단어는 단어장, 그 이상은 독해로 |
위의 방법들을 하나의 흐름으로 묶어, 단어 공부를 아래 순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그대로 따라 하실 수 있어요.
매일 새 단어만 늘려가기보다, 어제와 그제 단어를 다시 만나는 시간을 꼭 넣는 것이 핵심입니다. 같은 단어를 여러 번 만날수록 기억은 단단해집니다.
정해진 정답은 없지만, 아이가 부담 없이 매일 꾸준히 할 수 있는 양이 가장 좋습니다. 많은 양을 하루에 몰아서 외우는 것보다 적당한 양을 매일 외우고, 앞에서 외운 단어를 함께 복습하는 쪽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철자를 정확히 익히는 데는 쓰기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쓰기만 반복하면 발음이 남지 않아 듣기와 말하기에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소리 내어 읽으며 외우고, 철자가 헷갈리는 단어만 골라 써보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기본 단어가 어느 정도 잡힌 뒤에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영영사전의 설명을 읽는데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면 아직 이른 것이니, 기본 단어장을 한 번 더 반복한 뒤에 시도해 보세요.
한 문단에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면 지문 수준이 아직 높은 것입니다. 모르는 단어가 몇 개 정도만 나오는, 조금 더 쉬운 지문으로 바꾸면 문맥으로 뜻을 추측하는 연습도 훨씬 수월해집니다.
학원을 처음 열었을 때 저는 단어는 결국 많이 쓰고 많이 외운 학생이 이긴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어휘력이 오래도록 단단한 학생들은 가장 많이 외운 학생이 아니라, 같은 단어를 여러 번, 여러 방법으로 다시 만난 학생이었습니다.
단어 시험만 보면 한숨 쉬던 학생이 어느 날 지문을 읽다가 "선생님, 이거 지난주에 외운 단어예요! 이렇게 쓰이는 거였네요"라고 말할 때, 저는 그 단어가 비로소 그 학생의 것이 되었다는 걸 느낍니다.
학부모님께는 "오늘 몇 개 외웠는지보다 어제 외운 단어를 다시 만났는지 물어봐 주세요"라고, 학생 여러분께는 "잊어버린 단어를 다시 만나는 것이 실력이 느는 순간"이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작은 반복이 어휘를 진짜 실력으로 바꿔준다는 것을 강의실에서 매일 확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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